ISA 중급 시리즈 2편 — ISA에서는 ETF를 많이 담는 것보다 ‘역할’을 나누는 게 수익률을 바꿉니다

 



ISA에 처음 투자할 때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ETF를 많이 사면 안전하고 수익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ETF 5개를 가지고 있는데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숫자만 많아졌을 뿐 제대로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ISA에서 중요한 것은 ETF의 개수가 아니라 내 돈이 어디에서 수익을 만들고, 어디에서 손실을 줄일 것인지 정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단순히 “이 ETF가 좋다”는 식의 추천보다, ISA를 운용하면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 역할 분리 방식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TF를 고를 때 수익률부터 보면 오히려 늦습니다

ISA에서 투자할 ETF를 찾다 보면 검색창에 가장 먼저 입력하는 것이 ‘수익률 높은 ETF’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을 보고 뒤늦게 들어가면 상승 구간의 상당 부분을 놓친 뒤 매수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라면 ETF를 고를 때 과거 수익률 순위부터 보지 않습니다.

먼저 “이 돈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정합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산을 크게 세 가지 역할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성장 역할
② 방어 역할
③ 기회 역할

이렇게 나누면 ETF를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집니다.

① 성장 역할은 포트폴리오의 엔진으로 만든다

장기간 투자할 돈이라면 전체 자산에서 성장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나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가장 공격적인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10년 이상 들고 갈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좌의 대부분을 변동성이 매우 큰 상품에 넣었다가 20~30% 하락했을 때 불안해서 매도한다면, 상품 선택보다 투자자의 행동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범위에서 성장자산을 중심에 놓으면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대응하기가 쉬워집니다.

결국 성장자산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엔진이지 단기간에 돈을 불리는 도박판이 아닙니다.

② 방어 역할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여기서 조금 의외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면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공격적인 자산만 넣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락장에서 계좌가 크게 흔들리면 투자자는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하게 됩니다.

추가 매수를 포기하거나, 심하면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매도합니다.

그래서 일정 부분은 주식과 성격이 다른 자산으로 구성해 계좌 전체의 흔들림을 줄이는 역할을 맡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자산의 목적은 높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시장이 크게 떨어졌을 때 투자자가 계속 계획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결국 끝까지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입니다.

③ 기회 역할은 하락장에서 진짜 가치가 드러납니다

ISA에 투자금을 넣을 때 전액을 처음부터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투자자의 성향과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자금을 바로 투자하지 않고 남겨두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고 봅니다.

이 돈은 수익을 내기 위한 핵심 자산이 아니라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추가로 움직일 수 있는 자금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계획한 비중을 유지하다가 시장이 급락했을 때 기존에 정한 기준에 따라 일부 현금을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중요한 것은 “떨어지면 사겠다”가 아닙니다.

실제 하락장이 오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오히려 더 떨어질까 봐 매수를 망설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어느 정도 하락했을 때, 얼마를 투입할 것인지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ETF 3개만 있어도 포트폴리오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SA 투자금이 1,0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무작정 ETF를 7~8개 사는 대신 다음처럼 역할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성장자산 70%
방어자산 20%
기회자금 10%

여기서 중요한 것은 70·20·10이라는 숫자 자체가 아닙니다.

자신의 투자기간과 위험 감수 수준에 따라 비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각 자산에 이유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성장자산이 떨어졌을 때 왜 가지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방어자산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더라도 왜 보유하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회자금 역시 언제 사용할지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놓으면 시장이 오를 때와 떨어질 때 모두 행동할 근거가 생깁니다.

수익이 날 때보다 떨어질 때 계획이 더 중요합니다

투자는 상승장에서 누구나 자신감이 생깁니다.

문제는 시장이 갑자기 10%, 20% 하락했을 때입니다.

그때 “무엇을 팔아야 하지?”라고 고민하기 시작하면 이미 늦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ISA에 투자하기 전에 매수 계획보다 매도하지 않을 이유를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장기 성장자산을 보유한다면 단순히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매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투자했던 이유가 사라진 상품이라면 손실 여부와 관계없이 교체를 검토해야 합니다.

이 기준이 있으면 시장의 뉴스 한두 개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계속 바꾸는 행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수익률을 만드는 것은 ‘상품’보다 구조입니다

ISA에서 어떤 ETF가 가장 좋은지를 찾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내가 가진 ETF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성장자산만 가득 담으면 상승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 버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방어자산만 많이 담으면 계좌는 편안하지만 장기적인 자산 성장 속도가 답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진 자산을 조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꼭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포트폴리오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포트폴리오가 아닙니다.

시장이 좋을 때 수익을 따라가고, 시장이 나쁠 때도 투자자가 계획을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포트폴리오입니다.

ISA에 이제 막 투자한다면 ETF 이름부터 찾지 말고 종이에 먼저 세 줄을 적어보세요.

“내 돈 중 얼마를 성장에 사용할 것인가?”
“얼마를 방어에 사용할 것인가?”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사용할 돈은 얼마인가?”

이 세 가지가 정해지면 ETF 선택은 오히려 쉬워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구조를 시장 상황에 따라 무작정 바꾸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ISA 투자의 진짜 실력은 무엇을 샀느냐보다 샀던 이유를 끝까지 지킬 수 있느냐에서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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